해외여행을 가려면 반드시 여권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의외로 여권 없이도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지만 막상 출발 직전에 여권을 챙기지 못했거나 갱신 기간을 놓쳐버린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여행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신분증만으로 입국할 수 있는 해외 지역이 있기에 여권이 있어도 별도의 비자 없이 자유롭게 떠날 수 있는 나라가 많다. 이번 글에서는 여권 없이 방문할 수 있는 해외여행지와 무비자로 여행 가능한 국가들 그리고 출국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보겠다.
1. 신분증만 있으면 떠날 수 있는 해외 여행지
여권 없이 떠날 수 있는 해외여행지를 찾는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괌과 사이판이다. 이 두 곳은 미국령이지만 한국인은 여권 없이도 입국이 가능하다. 마치 제주도로 가는 것처럼 신분증만으로 비행기를 타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신분증만 있으면 된다고 방심해서는 안 된다. 괌과 사이판으로 가는 비행 편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이 필요하고 왕복 항공권이 있어야 입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또한 입국 심사 시 추가 서류를 요청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행 계획시 미리 준비해두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 사이판을 여행했을 당시에 신분증만 챙기고 떠나는 여행이 이렇게 편할 줄 몰랐다. 평소 해외여행이라면 여권, 비자, 출입국 신고서 등 준비해야 할 것이 많았는데 사이판에서는 국내선 타듯 간편하게 출국할 수 있었다. 괌 역시 마찬가지였다. 새하얀 해변과 푸른 바다를 보면서 이런 곳을 여권 없이 올 수 있다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괌 역시 신혼여행지로도 유명할 만큼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많아서 부담 없이 떠나기에 최적의 여행지였다.
2. 여권은 필요하지만 비자가 필요 없는 나라
여권 없이 갈 수 있는 지역은 한정적인 편인데 여권만 있다면 비자 없이 입국할 수 있는 나라는 많다. 한국 여권의 강력한 영향력 덕분에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서 비자 없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이 대표적인 무비자 국가이며, 유럽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90일 동안 비자 없이 여행할 수 있는 국가다. 미주 지역에서는 미국이 ESTA(전자여행 허가)를 등록하면 90일 동안 체류할 수 있기도 하며 캐나다는 eTA(전자 여행 허가)를 신청하면 입국이 가능하다. 남미에서는 멕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대표적인 무비자 여행지로 손꼽힌다.
이처럼 비자가 필요 없는 나라는 많은데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일부 국가는 전자여행 허가(ETA)를 사전에 신청해야 하고 입국 시 추가적인 질문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비자가 필요 없다고 해도 체류 기간을 초과하면 벌금이나 추방 조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전 반드시 해당 국가의 체류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3. 여권 없이 떠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할 사항
여권 없이 갈 수 있는 지역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아무 준비 없이 떠나면 안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항공사 규정이다. 괌이나 사이판행 항공편을 예약할 때 특정 항공사는 여권 없이 탑승하는 승객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신분증만으로 입국하는 경우라도 출입국 심사에서 영문 주민등록등본 같은 추가 서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서 이를 미리 준비해 놔야 예기치 않은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체류 기간도 꼭 체크해야 하는데 괌과 사이판에서는 여권 없이 최대 45일까지 머물 수 있으나 이를 초과하면 추가적인 비자가 필요하다. 장기 체류를 계획하고 있을 때는 사전에 비자 발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만큼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항공권과 체류 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4. 여권이 없다면 긴급 발급을 받을 수도 있다
여권 없이 여행을 가려고 하다가 갑자기 해외 출장이 잡히거나 가족 행사로 인해 여권이 필요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때는 긴급 여권 발급 제도를 이용하면 되는데 외교부에서 하루 만에 발급받을 수 있는 단수여권(유효기간 1년)을 제공하고 인천국제공항 여권 센터에서도 긴급 여권을 발급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긴급 여권 발급은 무조건 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신분증과 함께 긴급한 사유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여권을 분실했을 때는 공항에서 임시 여권을 발급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하기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여권 유효기간을 체크하고 갱신해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가볍게 떠나보자
여권이 없다고 해서 여행을 포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괌과 사이판은 신분증만으로도 방문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해외여행지이면서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 역시 다양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전 준비인데 항공사 규정과 입국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체류 기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여행 일정을 세우는 것이 필수다.
가끔은 복잡한 절차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이 필요하기에 여권이 없어도 갈 수 있는 여행지를 찾아 자유롭게 떠나보길 추천한다. 때로는 즉흥적인 여행이 가장 특별한 기억을 남기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