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에서 제공되는 기내식은 여행의 설렘을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고도 10,000m 상공에서 먹는 음식이 지상에서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정말 맛있게 먹는 방법이 있을까? 기내식을 더 잘 즐길 수 있는 팁과 피해야 할 음식까지 함께 알아보겠다.
기내식이 지상보다 맛이 없게 느껴지는 이유
비행기 안에서 음식을 먹으면 지상에서 먹을 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가장 큰 원인은 기압과 습도의 변화인데 비행기가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객실 내부의 기압이 낮아지며 이로 인해 사람의 미각과 후각이 무뎌진다. 단맛과 짠맛을 느끼는 능력이 최대 30%까지 감소한다고 하니 평소보다 밍밍하게 느껴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기내 공기가 건조한 것도 또 다른 이유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비행기 객실의 습도는 10~20% 정도로 사막보다 건조한 환경이다. 이런 공기 속에서는 후각이 둔해지고 음식의 향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맛조차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항공사에서는 기내식을 만들 때 일부러 간을 강하게 하고 감칠맛을 높이는 조리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내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
기내식의 맛을 제대로 느끼려면 몇 가지 팁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먼저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중요한데 기내의 건조한 환경은 입안을 메마르게 하고 미각을 둔화시키기에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만으로도 음식의 맛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물 외에도 허브티나 따뜻한 음료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마토 주스를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다. 평소에는 자주 마시지 않던 사람들도 비행기에서는 토마토 주스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연구에 따르면 기압이 낮은 환경에서는 토마토의 감칠맛(우마미)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이 덕분에 다른 음료보다 풍미가 살아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음식을 먹기 전에 코를 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후각이 둔해지면 음식의 향을 제대로 느낄 수 없으므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몸을 움직여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미각을 깨우는 데 효과적인데 기내에서 간단한 움직임만으로도 음식 맛을 더 풍부하게 느낄 수 있다면 충분히 시도해볼 만한 방법이다.
기내식으로 피해야 할 음식
비행기 안에서 먹으면 속이 불편해질 수 있는 음식도 있다. 특히 가스를 유발하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콩류, 양배추, 탄산음료처럼 장내 가스를 증가시키는 음식은 기내의 낮은 기압에서 팽창할 가능성이 높아서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할 수 있다. 장시간 비행에서는 가벼운 식사가 더 적절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카페인이 포함된 커피나 녹차 같은 음료도 기내에서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 비행기 내부는 습도가 낮아 체내 수분이 빠르게 증발하기에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탈수를 유발할 수 있는데 기내에서 충분한 수분을 유지하는 것이 피로를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되므로 장거리 비행에서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고 물이나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이나 지나치게 매운 음식도 소화에 부담을 주는데 비행 중에는 소화 기능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어 자극적인 음식이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일부 항공사에서는 튀긴 음식을 제공하기도 해서 기내의 건조한 환경에서는 더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항공사별 기내식의 특징
항공사마다 제공하는 기내식의 퀄리티와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여행 전에 미리 알아두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 지역의 항공사들은 기내식의 수준이 높은 편이다. 카타르항공, 에미레이트항공, 터키항공 등은 셰프와 협업해 메뉴를 개발하고 다양한 음식 옵션을 제공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아시아 항공사 중에서는 대한항공과 싱가포르항공이 기내식으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특히 일본항공은 정갈한 일본식 기내식으로 유명하다.
반면 저가항공사(LCC)에서는 무료 기내식이 제공되지 않거나 선택할 수 있는 메뉴의 폭이 좁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저가항공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기내식 사전 주문이 가능한지 확인하고 본인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기내식을 더욱 즐기려면?
기내식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면 더욱 특별하게 즐길 수 있다. 비행기 안이라는 환경을 고려해 음식을 선택하고 미각을 깨우는 방법을 활용하면 보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는데 기내에서 마시는 한 잔의 토마토 주스나 예상 외로 맛있는 한 끼가 여행의 좋은 기억이 될 수도 있다.
다음 비행기에서는 단순히 제공되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고 작은 팁들을 활용해 더욱 맛있게 즐겨보길 바란다. 비행기 안에서의 작은 변화만으로도 여행의 시작을 더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